2019. 11. 27.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인내로써 생명을!

루카 21,12-19

대림절을 앞두고, 세상 종말과 마지막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독서와 복음 말씀들을 계속해서 듣고 있습니다. 우선 독서는 구약의 묵시록인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을 며칠 째 계속 듣고 있고, 복음 역시도 성전 파괴나 세상의 혼란 및 종말에 대한 말씀들이지 요. 그러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런 말씀들은 두려움이 아니라 희 망의 메시지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당신께서도 함께 계시겠다고 말씀하셨고 (마태 18,19) 우리가 당신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 주겠다고 말 씀하셨습니다.(요한 14,14)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우리가 당신의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요?

교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는데도 인생의 어려 움을 겪게 되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특히 성당에서 열심 히 활동했던 분들일수록 신앙의 위기를 더 크게 느끼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실 신앙 생활을 한다고 해도 인생의 고통이나 어려움이 우리를 피해가지는 않습니다. 때론 열 심히 살지 않는 이들이 더 편안한 삶을 사는 것 같아 우리를 더욱 속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세례를 받는 이들에게 늘 하는 권고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세례를 받고 하느 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여러분은 하느님이라는 든든한 보호자를 얻게 되신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여러분의 인생이 갑자기 원하는 대로 바뀌지는 않는다 는 것입니다. 오히려 바뀌어야 할 것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여러분의 삶이 바뀌고 이웃 과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시각이 바뀌게 될 때 비로소 여러분의 인생도 바뀌게 되 는 것입니다.”

신앙은 단순히 인생의 어려움을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인생의 어려움을 ‘극 복하게 하는 힘’입니다. 신앙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원천입 니다. 신앙이 이런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 다. 곧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라는 신뢰와 예수님께서 당신 목숨 을 내어 놓으실 만큼 우리 각자가 그분께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는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합시다. 이는 단순히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용기와 희망을 약속하시는 말씀입니다.

성 스테파노 천주교 윌밍턴 한인 성당

주임신부 우용국 실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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